파생상품

파생상품(derivatives)이란. 파생상품의 모든 것(1)

winter_day 2024. 6. 28. 23:50

1. Intro

파생상품이란 전통적인 금융상품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현금흐름을 가져다 주는 상품을 의미한다.

 

파생상품이라 하면, 뭔가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주변에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찾아보려 해도 거의 마주치기 힘들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코인과 달리, 파생상품에는 잘 투자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파생상품 업계에서 유명한 말이 있다. “파생상품 투자는 자기 돈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할 거면 회삿돈으로 해라.” 이유는 단순하다. 파생상품이 가지는 위험성이 다른 투자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2. 파생상품의 정의

 

파생상품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y =  f(x)

 

이때 x는 기초자산이 되고, y가 파생상품이 된다.

파생상품은 전통적인 유가증권과 동등하게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청구권을 의미하는 증권이다. 

 

다만 파생상품의 가치는 더 근본적인 자산(fundamental)으로부터 파생된다(derive)는 특징을 가진다. 여기서 ‘파생’된다(derive)는 것의 의미란, 근본자산 가치(가격)의 움직임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의 근본자산을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이라고 하고, ‘파생’된다는 의미를 앞서 말한 함수관계를 갖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을 변수로 하는 함수인 것이다. 

여기서 기초자산은 주식, 채권, 곡물과 같은 농산물, 원유같은 실물 자산뿐만 아니라 주가지수같은 추상적 개념도 해당될 수 있다. 또한 만기일의 기초자산 가격만이 아닌 기초자산의 가격 변화 '과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단순히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만을 변수로 가지는 함수가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 즉 시간도 파생상품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가 됨을 뜻한다.

 

따라서 함수관계를 더 명확하게 표현하자면, 일변수 함수가 아닌 다변수 함수로 나타내줘야 하는데 다음과 같이 ‘시간’ 변수도 함께 도입하여야 한다.

y = f(x, t)

 

이때, x는 기초자산, t는 시간을 나타내는 변수이고, y가 파생상품이 된다.

 

 

쉽게 생각해서,

어떤 기초자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수익 구조가 결정되는 증권이 파생상품인 것이다.

예를 들어, A주식의 주가가 현재보다 오르면 10만큼 수익을 얻고, 내려가면 4만큼 손실을 보는 상품이 있다고 하자. 이 상품을 A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3. 파생상품의 특징

 

a) 제로썸(zero sum)

 

제로썸이란, 여러 사람이 서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모든 이득의 총합이 항상 제로가 되는 게임 또는 그 상태를 말한다. 파생상품 시장은 본질적으로 ‘제로썸’ 게임임에 주목하자.

 

필자는 바둑을 굉장히 잘 둔다. 한 가지 주장을 해보겠다.

“이 세상에 바둑을 잘 둔다는 사람 누구든지 두 명을 데려와 보아라. 나는 그 두 명과 동시에 대국을 둘 것이고, 그 둘은 각각 나를 상대로만 바둑을 둘 것이다. 그럼에도, 적어도 한 명은 무조건 이길 수 있다.”

 

1번 방에는 알파고를, 2번 방에는 이세돌 선수를 모셔 놓고, 필자는 두 개의 방을 왔다갔다하면서 바둑을 둘 것이다. 각각의 선수들은 필자와의 대국만 하면 된다.

 

먼저 1번 방에서 알파고가 어떠한 돌을 두었다고 하자. 필자는 그 돌의 위치를 잘 외워두고, 2번 방에 가서 똑같이 둘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이세돌 선수가 어떠한 수를 두면, 또 그 수를 외워서 1번 방으로 돌아가 알파고한테 그대로 둔다. 알파고는 어떠한 수를 또 둘 것이고, 필자는 이를 외워서 2번 방으로 가 똑같이 둘 것이다. 이를 계속 반복하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 양쪽 방의 바둑판은 똑같은 모습일 것이다. 다만 양쪽 방에서 다른 색의 돌을 쥐고 있을 뿐. 이 때 필자는 열심히 두 선수와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게임을 옮겨주고 있을 뿐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중 누가 승리하든 상관없이, 필자는 결국 1승 1패를 거둘 것이다.


 

이를 파생상품 시장에 그대로 대입해 보자.

자는 친구1에게 설득한다. “파생상품 A를 나한테 사라. 나중에 무조건 오를 거다.” 친구2에게는 다음과 같이 설득한다. “파생상품 A를 나한테 팔아라. 나중에 무조건 떨어질 거다.” 결국 필자는 친구2가 판 상품A를 그대로 친구1에게 넘겨준다.

 

(이 경우 필자는 친구1, 친구2와의 게임에서 완전히 똑같은 게임이지만 다른 색 돌을 쥐고 있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정확히 같은 게임이지만, 한 쪽에서는 매수 포지션을, 다른 한 쪽에서는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생상품 A의 미래 가격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친구1, 2 중 한 명은 돈을 벌고 한 명은 돈을 잃을 것이다. 친구1이 100원을 벌고 친구2가 100원을 잃었다고 해보자. 필자는 중개 수수료로 친구1의 수익 10퍼센트를 보상으로 받을 것이고 친구2의 손실은 전부 친구2에게 떠넘길 것이다.

 

이 경우 필자는, 상품 A가 어떻게 되든, 친구1, 2 중 누가 돈을 벌든 아무 상관없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파생상품 딜러나 브로커들이 돈을 버는 구조가 위 상황과 정확히 같다. 이러한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본질적으로 파생상품이 ‘제로썸 게임’이라는 데에 있다.


b) 레버리지

 

필자는 주식 투자를 굉장히 잘 한다.

 

1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위험 분산을 위해 10개의 기업에 분산투자를 하였다. 이 때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보면, 투자한 기업 10개가 모두 상장폐지 되어 투자금이 0원이 된 경우일 것이다.

 

허나 파생상품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번에는 똑같이 1000만원을 파생상품에 투자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최악의 상황은 어떻게 될까? -(마이너스)1000억이 나올 수도 있다. 즉,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돈을 다 잃은 것도 모자라 오히려 1000억을 빚지게 된 것이다.

파생상품에서는 투자한 금액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때문이다.

 

레버리지(leverage)란,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자본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타인의 돈을 빌려서 빚을 통해 돈을 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서, 100만원을 투자하고자 하는데, 900만원을 더 빌려서 총 1000만원어치의 투자를 행하는 경우가 된다. 

이때 20퍼센트의 수익률을 거뒀다면, 1000*(0.20) = 200만원의 수익이 생길 것이다. 

20퍼센트의 수익률을 냈을 뿐인데 자기자본 100만원의 두 배에 해당하는 돈을 벌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투자가 된 경우에는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가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았을 때는, 그 손실이 자기자본에 비해 월등히 커질 수 있다.

 

파생상품에는 본질적으로 레버리지가 도입되는 경우가 많다. 

즉, 적은 돈으로도 훨씬 큰 액수의 현금에 대한 포지션을 취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이는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매우 큰 위험도 짊어져야 함을 내포한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듯, 수익률과 안전성을 맞바꾸는 셈이다.